숙박업소에서 일하면 좋은점과 나쁜점

숙식이 제공된다는 이유로 타지에서 꽤 오래 일한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진짜 앞날이 깜깜했을때였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훌쩍 떠나고 싶은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했던 군부대 근처로 가게됩니다.

그냥 살면서 절대로 가지 말아야겠다 했던 동네인데 뭔가 마지막으로 한번은 가보고 싶더군요.

안좋은 기억도 살면서 점점 좋은 추억으로 포장이 되듯이 오랜만에 방문한 그 곳은 여기가 내가 외박을 나왔던 그 동네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창원에는 술집이 엄청나게 많지만 이 곳은 창원과 은근히 떨어져있는 작은 동네여서 사람이 많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되니까 여기저기 불빛이 번쩍번쩍하고 좋은 차 타는 사람도 많고 술집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리더군요.

저도 그냥 조용한 술집에 들어가서 혼술을 하고 저렴한 방을 하나 잡아서 하루 지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할까 하다가 혹시나해서 이 동네에 구인구직을 하는게 있나 찾아보니 숙박업소에서 직원을 구하더군요.

원하면 숙식도 제공된다고 하길래 어차피 무계획으로 내려온 김에 여기서 잠시 살아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1년이라는 기간동안 머물게 될 지 몰랐었네요.

아무튼 아무런 경력도 없이 처음 일을 배우기 시작해서 별의별 꼴을 다 보면서 일을 하는데 소위 말하는 깍두기 형님들이 올때가 참 곤란하면서도 좋았습니다.

비위만 잘 맞춰주면 용돈도 한번씩 찔러주고 친해지면 불편한 거 다 말하라고 해결사를 자청하기도 했으니까요.

데리고 다니는 여자친구들은 또 왜이리들 예쁜지… 참…

슬슬 짬이 차기 시작하면서 모텔을 하나 운영하면 얼마가 들어오고 대출은 얼마까지 나오고 자본금은 어느정도 있어야 시작할 수 있고 뭐 그런것들을 하나씩 알게되었습니다.

배운게 그런거다보니 나도 돈 벌어서 이런거 하나 차리고싶다 이런 생각은 꾸준히 들더군요.

근데 한두푼 드는것도 아니고 뭔가 인맥도 있어야하고 부동산도 잘 알아야하니 당장에 이룰 수 있는 꿈은 아니구나 하면서 바로 접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일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번 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런일도 있구나 하면서 그냥 간단히 읽고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1. 근무시간이 너무 길다.

어찌보면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 있고 그 외에 시간은 거의 널널하기 때문에 하루종일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2시간씩 돌아가면서 하는게 아니라 한 사람이 그냥 하루종일 있기도 합니다.

두명으로 로테이션을 돌리거나 사장이랑 바톤터치를 하면서 일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숙식제공이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쉬는중에도 부르면 내려가서 일을 봐줘야하니 귀찮은거죠.

그래서 처음에는 할 일도 없고 방에서 컴터나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바깥으로 아예 나가거나 눈에 안띄게 도망다니곤 했습니다.

주말껴서 일하고 평일에 쉬고 잠은 새벽에 이제 프론트에서 쪽잠자고 그런식으로 사람 하나를 토템처럼 박아놓고 영업을 합니다.

새벽에 사람들이 들어오면 결제해주고 올려보내고 체크하고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니 계속 대기는 해야합니다.

갑자기 여자가 뛰쳐내려오면 이제 뭔가 일이 생겼구나 하고서 덜컥하는거죠.

경찰아저씨들 왔다갔다하는거야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고 시비거는 아저씨들 달래주는건 자주 있는 이벤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엔 무조건 수그리며 달래주다가도 어느날 제가 기분 안좋은 날에 그런 일이 생기면 이제 싸움이 나는 겁니다.

한번 참으면 되는거지 뭐가 그리 어렵다고 그러냐 하겠지만 하루에도 수십번씩 참는게 쌓이고 쌓이다가 어느날 한번 터지는거라 이건 어떻게 안되더군요.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일부러 악독한 말만 골라서 하기 때문에 참는것도 한계가 생깁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살다보면 한번씩 아플때가 옵니다.

타지에서 일하다보면 그런게 서러운데 저 혼자서 일을 하면 대체자가 없어서 참고 일해야합니다.

정말로 죽을 것 같다 싶으면 이제 말을 해서 사장님이 직접 오거나 외부에서 대체자를 구해오는데 미안하면서도 당장에 내가 아프니 어떻게 안됩니다.

2. 희한한 경험을 모두 겪을 수 있다

입실은 3시, 퇴실은 12시로 정해져있지만 입실은 보통 저녁부터 이루어집니다.

요즘에야 20시 이후에 입실 뭐 이런데가 많지만 예전에는 3시부터 바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대실은 수시로 이루어지는거니 제외하고 사람들이 다 차면 그때부터는 퇴실까지 사람들이 잘 나가는지 체크하고 지켜보면 되는거죠.

이제 아침에 되고 오전 10시가 넘으면 이제 사람들이 슬슬 나가기 시작합니다.

들어올때야 이것저것 물어보고 시비도 걸고 하지만 나갈때는 다들 조용조용히 잘 사라집니다.

객실키는 프론트 반납통에 두고나가는데 그것만 잘 확인하면 끝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녁부터 새벽에 별의별 일들이 다 생긴다는건데 옷을 다 벗고 복도에 사람이 나오는 일은 종종 발생하는 일입니다.

그런 상태로 술취해서 다른방을 들어가려고 하다가 경찰을 부르고 뭐 그런 일들도 있죠.

보통은 남자분들이 그런 상태가 많지만 은근히 여자분들도 그런 일을 벌이곤 합니다.

남자야 뭐 잘 달래서 방까지 안내해드리면 되는데 여자분이 그러면 이제 일처리가 참 곤란해집니다.

옷을 안입고 있는데 어떻게 해드리기도 애매하고 그런거죠.

다들 술이 만땅 취해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데 일이 크면 경찰을 부르기도 하고 아침이면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맡기기도 합니다.

안그러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남자직원들이나 사장님이 직접 어떻게 하면 안됩니다.

그 꼴을 봐서도 안되고 다른방에 들어가도 데리고 나와서도 안된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도둑이 그렇게 많아서 무섭기도 했고 절도는 정말 많이 벌어지는 일이었습니다.

새벽에 아저씨 혼자 들어오면 유심히 잘 봐야하는게 손님인것처럼 객실에 올라가서 이제 문을 하나하나 다 열어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문이 열려있으면 가서 자고 안에 있는 음료수 마시고 씻고 나오는건데 사람이 새벽에 나간 객실을 노리고 그런짓을 하는 겁니다.

몇번 그런짓을 하는 사람은 이제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인상착의를 잘 기억해둔 후에 보이면 내보내야합니다.

3. 따블방에 대해서

알다시피 숙박업소는 금요일과 토요일이 가장 장사가 잘됩니다.

일요일도 쉬는날이긴 하지만 다음날 출근을 해야하니 금토에 비해서는 다소 저조한 편이죠.

금토가 되면 뭐 근방에 있는 방은 다 풀로 찬다고 보면 됩니다.

대신에 일요일이 되면 잠깐 쉬었다가는 대실이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요일별 특징은 일하다보면 자연스레 알게되는거니 딱히 노하우라고 할 것도 없겠네요.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이 되면 저녁 10시가 되기전에 보통은 다 만실이 됩니다.

그러면 그날 장사는 다 끝난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일을 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봐야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는거고 남녀가 들어갔다가 서로 싸우고 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손님이 객실을 이용하다가 새벽에 일찍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녁 10시에 들어왔다가 12시가 되기전에 나가는 경우도 있고 새벽 2시에 나가는 경우도 있죠.

그러면 일단 그 방은 돈을 내고 예약이 끝났던 방이라서 그대로 놔둬도 되지만 그냥 놔두기엔 아깝다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번 더 손님을 받으면 그만큼 돈이 되는데 가만 놔두기 아까운 겁니다.

하지만 청소를 해주시는 아주머니는 오전 10시에 출근을 하시기 때문에 손님을 받으려면 그 시간에 제가 직접 올라가서 청소를 해버립니다.

프론트에는 제 전화번호를 남겨두고서 손님이 오면 전화하시라고 써놓고 부리나케 가서 청소를 합니다.

어차피 만실이 되면 불을 꺼놓기 때문에 들어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구요.

뛰어가서 재빠르게 청소를 하고 내려와서 간판을 켜놓으면 새벽에 급한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근처에 나이트가 있다면 새벽에도 찾아오는 손님들은 꾸준히 있으니 그런 수요를 미리 보고서 청소를 하는거죠.

재빠르게 방을 청소해서 그걸 숙박으로 하나 더 팔면 생기는 수익은 사장이랑 나눠갖게 됩니다.

사람들이 빨리 나가면 이제 꽁돈이 생기는건데 일종의 보너스로 생각하면 되고 그걸 따블뛴다고 그렇게 불렀습니다.

근데 열심히 청소하고 기다렸는데 손님이 안오면 저는 그냥 재능기부 한거고 아침에 온 아주머니는 방 하나가 청소되어있으니 그만큼 편해집니다.

손자서 쌩쇼하는건데 그래도 몇만원 더 받으려고 새벽에 청소하고 손님들 기다리는 뭐 그런 맛은 있었습니다.

제가 있었던 곳은 지방이었고 아저씨들 손님이랑 주변 다방에 아가씨들이랑 많이들 왔다갔다하는 장소였는데 중간중간 뭘 사다달라는 호출이 자주 생깁니다.

맥주랑 마른안주를 셋팅해서 파는게 있어서 그거 준비해서 올려다 드리기도 하고 필요한거 사다드리고 심부름값으로 얼마씩 받곤 했습니다.

메뉴에 있는건 가격이 심부름값을 포함해서 책정이 되니 문제가 없는데 이제 담배심부름이나 이런건 딱 정가 그대로 주는 쫌생이가 있고 만원짜리 챙겨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고런식으로 얼마씩 저한테도 떨어지니 일하면서 그렇게 보너스 받는 재미도 은근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들만 오면 싸움도 없고 일도 깔끔하고 좋은데 진짜 종종 미친사람들이 와서 사람 속을 뒤집어놓고 아니면 방을 아예 뒤집어놓고 가서 피곤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 외에도 진짜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사건들은 다음에 다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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