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배우는 쓸데없는 업무들

예전에 한 인기있는 식당에서 주방장을 한 명 아주 큰 돈을 주고 빼온 아주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너무 맛있는 음식점이었고 경쟁업체에서 그 비법을 분석해봤지만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그 음식점에서 일하는 주방장 중 한 명을 아주 큰 돈을 주면서 빼왔다고 하죠.

스카우트를 해 온 다음날 사장이 일하는 걸 보려고 주방에 들어갔더니 그 주방장은 주방에서 양파만 엄청난 속도로 까고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음식 안만들고 뭐하는거냐 물었더니 자기는 주방에서 양파만 깠다고 말을 했다더군요.

제대로 분업화를 해서 음식을 만드는 곳이었는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지도 않고 그냥 사람만 빼왔던 겁니다.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회사에도 적용이 될 수 있습니다.

경쟁업체에서 일을 했던 사람이라 데리고 왔는데 보고서만 기깔나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과연 어떤 업무를 맡길 수 있을까요?

저는 지금 회사를 나온지 꽤 되었고 개인사업을 하면서 회사에서 배운 노하우는 거의 쓰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직접 현장에 뛰어들면서 배운게 99%라고 생각합니다.

엑셀을 쓸 이유도 없고 파워포인트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릴 이유도 없고 글씨체로 욕을 먹을 이유도 하나 없는 환경인건데 그러다보니 내가 왜 그런 일들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회사를 나오더라도 어딘가에서 써먹을 수 있는게 하나 없구나 그때는 몰랐던 겁니다.

왜 회사에 다니는 모두가 보고서를 잘 써야하고 파워포인트를 깔끔하게 만들 수 있어야하고 엑셀을 기본적으로 다뤄야하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냥 업무에 필요한 능력이니까 잘해야지 하면서 퇴근후에도 집에가서도 단축키 외우고 자신감있게 발표하는법 찾아보고 왜 잡스가 발표의 달인이라 불렸는지 찾아봤었던 겁니다.

회사를 나온 지금 파워포인트나 엑셀 같은걸 더블클릭해서 열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메모장을 더 자주 쓰게되더군요.

회사에 다니면서 정말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부분인데 그게 회사를 나온 순간부터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 겁니다.

매일매일 있었던 일들을 요약해서 정리하고 퇴근했었고 일주일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하고 했던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냥 아무 의미도 없었다고 느꼈습니다.

00화재의 협력업체로 일을 했던 적이 있는데 삼성은 참 깐깐하구나 느낀적이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저에게 맡기고 일주일마다 한번씩 그걸 보내줘야했는데 정해진 시간 이전에 발송을 해줘야지 안그러면 난리가 났습니다.

글씨체는 각 포인트별로 정해져있어서 그대로 적어야했고 파워포인트도 기본틀을 훼손하지 말고 거기에 맞춰서 그래프도 넣고 내용도 수정해야했습니다.

매주 분석해서 수십장에 달하는 내용을 보내주느라 일주일 중에 하루는 거기에 다 투자를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올려주면 담당자는 그 윗사람에게 보고서를 또 전달하고 내용 발표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회의하고 그렇게 또 아까운 시간이 날아가는 겁니다.

카톡 몇 줄이면 되는 내용을 회의한답시고 시간 잡아먹고 그러는 걸 보면서 진짜 일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고 다 당연한거라 생각했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하다보니 지금에서야 쓸데없는데 시간을 다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사람을 너무 그렇게 만들어가더군요.

1. 일 잘하는 직장인

유튜브에 일 잘하는 직장인이라고 검색해보면 여러가지 사례들이 나옵니다.

제가 봤던 것은 보고서 작성을 잘하는 내용이었는데 50장의 보고서를 열흘 안에 완성하려면 하루에 5장씩 쓰기로 계획하고 매일 5장을 잘 마무리하는데에 집중하라고 나왔습니다.

좋은 롤모델을 찾아서 배우고 언어습관에서도 단순하게 잘 말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잘 생각해보면 일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윗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보고서도 분석에 대해서 너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혼자서 일하면 그냥 로그분석 프로그램 하나로 쫙 보고 뭐가 부족하구나 바로 결과가 나옵니다.

누군가에게 보고를 할 이유도 없고 사람과의 관계에 심력을 낭비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일을 잘하는 직장인이라는게 전혀 아무런 쓸모가 없어지는 겁니다.

저도 직장인일때를 생각해보면 가장 시간을 많이 들였던게 보고서였고 매일 아침마다 회의를 하는 회사에서는 이걸 왜 해야했을까라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그런것들만 보완해도 참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겠다라고 혼자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 다닐때는 그게 당연히 필요한거라 생각했지만 직접 돈을 벌면서 일을 해보니 무쓸모였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2. 발전없는 급여체계

애사심을 가져라 내가 회사의 주인이다라는 생각을 해라 등등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직장에 다닐때 그런 말들을 많이 들었지만 하나도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개인사업을 해보니 무슨말인지 알겠더군요.

내 업무 하나하나가 매출과 상관이 있다 생각하니 뭐 하나 허투루 할 수 없고 업무시간도 딱 정해서 하기보다는 눈뜨면 일하고 잠깐 쉬다가 또 가서 일하는 방식으로 거의 붙박이처럼 하고 있습니다.

하는만큼 돈을 버니 쉴때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쉬게 됩니다.

저도 직원을 한번 써봤는데 월급을 바로바로 올려주고 하는만큼 더 주겠다고 해도 그 친구는 당장 뭘 해야할지 아무런 생각이 없어보였습니다.

제가 구체적으로 비전을 제시해주는게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겁니다.

그 친구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해야하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지금보다 급여를 더 받으려면 이러이러한 성과를 내야한다 아주 자세하게 알려줬어야 했는데 당연히 제가 알고있는 만큼 따라와줄거라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사람쓰는데 서툴렀던 겁니다.

그래도 급여를 주는만큼 따라와줘서 그건 참 고마웠습니다.

제가 방향만 잘 잡아줬더라면 서로 윈윈 할 수 있었을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참 많습니다.

급여는 제가 받는 입장에도 되어보고 주는 입장에도 되어봤는데 딱 정해져있는 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하는만큼 주고 못하면 덜주고 이런 영업적인 마인드는 아닙니다.

덜주는거 없이 잘 챙겨주되 내가 노력하면 한달만에도 월급을 2배 넘게 받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뭘 해야 그렇게 받아갈 수 있는지 알려주고 진짜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런식으로 가면 정말 재밌게 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지금의 급여체계로는 그런게 불가능합니다.

기껏해야 명절에 더 챙겨주고 그 정도이지 파격적으로 월 급여가 2배로 뛰고 그럴수는 없습니다.

이는 당연한거라 생각하지만 개인사업을 하다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직장인의 생각과 자영업자의 생각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회사에서도 파격적으로 챙겨줄 수 있는 부분을 잘 생각해보고 달성가능한 목표를 제시해주면 당연히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할거라 생각합니다.

당장에 그런 목표도 없었고 혼자힘으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서 아예 포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쉬운 점입니다.

3. 정해진 출근시간

직장인일때는 아침 9시까지 강남에 가야했습니다.

당연히 2시간전부터 준비하고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2번 갈아타서 강남구청역으로 갔었습니다.

그렇게 졸린눈을 비비며 출퇴근시간으로 2시간 이상을 허비했었습니다.

아침에 사람들 따라서 줄줄이 이동하고 그렇게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출퇴근이 없으니 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가끔 피곤하면 그냥 점심까지 자다가 바로 점심 시켜먹고 티비보면서 쉬었다가 쭉 오후까지 일하고 허리가 좀 아프면 다시 나와서 쌓인 설거지하고 들어가서 또 일하는 식으로 살고있습니다.

일하다가 지루하면 나와서 커피 한잔 타서 책상에 가지고 와서 또 일하고 저녁때 슬슬 밥 준비하고 그런식으로 살고있죠.

저녁에 잠깐 운동하고 들어와서 뭐 하고싶은만큼 일을 하다가 취미생활하고 자고 그런 생활의 반복인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제 일 자체가 원래 사람을 안만나고 할 수 있는 것들이라서 만약에 직원을 써야한다면 자택근무로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성과만 받으면 되니까요.

원래 전에 회사를 다닐때도 충분히 자택근무는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그렇게 할 생각을 아무도 못했고 시도한 업체도 없었습니다.

업무는 카톡으로 pc버전이 있으니 바로바로 연락이 가능할거고 보고서 이런건 아예 없애고 카톡으로 특이사항만 받고 그렇게 일을 하면 그래서 성과만 나온다면 그날그날 업무보고서를 받을 필요가 없이 전체적인 틀만 가지고 끌고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정해진 출근시간도 없고 업무시간도 없이 말이죠.

그래서 계획한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회사를 그런식으로 자택에서 꾸려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 주변에서 그렇게 굴러가는 회사는 아직 못봤습니다.

사장이 큰 틀만 제대로 잡는다면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사장은 못봤습니다.

저한테 니가 한번 그렇게 해봐라라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안그래도 그렇게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틀을 잡고있는 중입니다.

딱 한명정도 직원이 필요해진 상황이라서 그에 맞게 업무계획을 잡고있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이게 성공적으로 정착이 된다면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 회사를 차려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게 제대로 된다면 전국에 있는 인재들을 초대해서 각자의 집에서 일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굳이 서울까지 올라와서 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 충분히 더 많은 인재 중에서 한 명을 고를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게 제대로만 된다면 해외에서 한달살기를 하면서 일을 하는것도 가능해지리라 생각합니다.

가끔 모르는 나라에 가서 한달동안 살다가 오는게 제 오랜 꿈이기 때문에 그게 가능해지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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