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에서 민방위가 되기까지의 경험

예비군에서 민방위가 되기까지의 경험을 적어보려 합니다.

대학에 다닐때는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같이 받으니 딱히 힘든점은 없었습니다.

1학년때는 갓 20살이었고 해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복학생이 되고 예비군 신분이 되니 같은 전공 친구들끼리 가서 훈련을 받게된다는 걸 알게되었네요.

원래 야비군들은 함께 있을때 두려움을 모르는 부류로 변하게 되죠.

그렇게 하루 딱 받고 저녁에 술마시고 그런 식으로 재밌게 일과를 끝냈는데 이제 문제는 졸업을 하고나서부터였습니다.

동원훈련이라는게 있더군요.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2박3일이었나 직접 군대에 가서 먹고자면서 훈련을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현역이었을때 부대에서 동원훈련을 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조교로 하루에 4타임인가 3타임인가 선배님들이 오면 간단하게 40분정도 p-77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식으로 시간을 때웠고 누군가 올라오면 선배님들 부탁드린다면서 은근 FM으로 설명하듯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감독관이 내려가면 쉬십시요~ 하면서 널널하게 하고 그러면서 시간을 보냈었는데 문제는 내무반에서 같이 먹고자는 훈련을 할때였습니다.

출퇴근으로 하는건 쉬운데 이제 선배님들이 내무반에 와서 같이 먹고자고하면 귀찮은 일들이 참 많아집니다.

말을 안듣는거야 별 문제가 안되는데 뒤치다꺼리하는게 참 귀찮더군요.

안일어나는 선배님들 깨워주고 식판 더럽다고 난리치면 씻어주기도 하고 꼭 한번씩 간부들이랑 부딪히는 아저씨들이 있어서 싸움나고 그런걸 말리는게 너무 귀찮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하루일과가 참 귀찮다는걸 알고있는데 재밌게도 제가 조교가 아닌 예비군으로 참여하는데 그 사람들이 왜 짜증을 내는지 알겠더군요.

이건 부대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짜증이 가득찬 사람이 됩니다.

내가 왜 여기에 끌려와서 일도 못하고 훈련을 받아야하는지 이미 다 알고있는 내용을 또 반복해서 들어야하는지 이 사람들은 뭔데 나한테 자꾸 지시를 내리는건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그래도 다들 군대에 나와봐서 엿같음을 알지만 참는다는 식이었지만 그 중에 꼭 성격이 화끈한 아저씨들이 있습니다.

불합리함을 못참고 들이받는 사람들인데 한번은 아예 그 자리에서 퇴소한 경우도 있더군요.

훈련을 가면 실사격도 하고 단독군장으로 세미행군도 하고 은근 힘듭니다.

매일 군대에서 구보로 단련된 사람들이 아니라 맨날 술이나 마시던 회사원들이 갑자기 군대에 들어가면 군화를 신고 군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너무 불편해서 힘들죠.

근데 먹고자고 거기서 생활을 해야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그렇게 동원훈련을 가고 지금도 생각나는게 저 멀리까지 갔다가 퇴소하고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와서 근처에 있는 마트로 들어가서 캔맥주 하나를 따고 원샷을 했었는데 그 시원함은 참 이루말할수가 없더군요.

힘들었던 동원훈련이 끝난 이후에는 이제 그날 갔다가 훈련을 받고 그날 돌아오는 예비군훈련과 민방위훈련으로 바뀌는데 년차에 따라서 바뀌게 됩니다.

1. 예비군 훈련을 처음 받던 날

인터넷으로 꼭 한번씩 검색해봤던게 바로 군복을 입고가야하는지 여부였습니다.

유머사이트에도 올라왔는데 동원훈련과 예비군훈련까지는 군복을 입고 민방위부터는 평상복으로 갑니다.

예비군은 우편이 오는데 받아보면 몇날 몇시에 어디로 모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확인전화도 오고 그러는데 오후 5시인가 6시에 가서 파워포인트로 강의듣고 총기 받아서 동네 한바퀴 돌고 끝났던 기억이 납니다.

주민이신 누구누구의 후원으로 빵이랑 우유를 받아먹고 그랬었는데 우리 동네에서 집에도 못가고 억지로 붙들려서 한바퀴 돌아야하니 그것도 나름 고역이더군요.

아무 쓸모없는 내용을 계속 듣다가 집에와서 자고 그랬고 동네 친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친구랑은 또 시간을 못맞춰서 자꾸 틀어지고 그랬었습니다.

모르는 동네 아저씨들과 섞여서 동네한바퀴 어슬렁 거리면서 돌고 거기서 무슨 훈련한다고 대기하고 그렇게 집에 왔었습니다.

한번 해보니 익숙해진게 아니라 이걸 또 해야한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고 그 다음에 또 참여할때는 점점 사람이 나태해지고 짜증이 가득 채워지고 그러더군요.

이걸 언제까지 받아야하나 귀찮았는데 어느덧 7년차가 되어 훈련이 없어졌습니다.

7~8년차는 아무런 훈련이 없어서 꿀을 빠는 시기인데 이제 여기서 민방위로 넘어가면 소집이라는 절차가 시작됩니다.

2. 민방위 훈련을 처음 받던 날

민방위가 되면 1~4년차까지는 1년에 4시간짜리 교육 한번만 받으면 됩니다.

보통 오전 9시까지 가서 점심까지 교육을 받고오는데 저는 뭣도 모르고 1년차훈련 소집일 바로 전날에 소주를 진탕 마시고 갔습니다.

가면 딱히 할 일이 없다고 해서 와이프랑 술을 잔뜩 마시고 다음날 진짜 못 일어날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와이프가 태워준 차에 몸을 실어서 겨우 갔었습니다.

가자마자 테이블이 있길래 거기서 뻗어잤는데 제 귀에도 제가 코를 엄청 골았던 소리가 들렸습니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도 일어나지 않고 완전 뻗어버렸는데 그렇게 자면서 교육이 끝나더군요.

원래 자면 안되는데 너무 뻗어있고 술냄새도 다음날까지 많이 나니까 그냥 놔둔 모양입니다.

2년차가 되어 같은 장소로 소집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테이블이 다 치워져있고 의자만 놓여있더군요.

그래서 바뀐건가보다 했는데 강사님이 오자마자 해주시는 한마디가 작년에 너무 크게 코를 골면서 자는 분이 있어서 올해부터는 테이블을 다 치우기로 했다고 하셨습니다.

부끄러움과 죄송함이 공존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교육을 듣고 나왔는데 아라동에 살고계신 민방위 여러분들 피해를 끼쳐드려 참 죄송합니다…

민방위부터는 평상복을 입고가면 되는데 보통 차가 다니기 애매한 곳에서 훈련을 하더군요.

서울은 안그러겠지만 경기도나 지방으로 나가면 차없이 찾아가기가 좀 애매한 곳들로 갑니다.

차가 없는 분들은 미리 같이 갈 사람들을 모집하는게 좋을 겁니다.

3. 처음으로 친구와 훈련을 받던 날

민방위 첫번째 훈련은 그렇게 혼자서 코를 골면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부터는 친구와 같이 듣게 되었는데 확실히 친구가 있으면 시간도 빨리가고 편합니다.

집에 내려갈때도 차를 타고가던가 아님 둘이서 택시를 타고 와도 되니까요.

근데 친구랑 민방위에 참석하면 어차피 그날은 출근을 안하기 때문에 점심부터 낮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제주도에 살때는 점심에 잠깐 집에 들렸다가 나와서 바로 산방식당으로 갔습니다.

밀면 한그릇씩에 수육 한접시를 놓고 거기서 대낮부터 막걸리를 깠는데 사람이 막걸리를 먹으면 뭔가 호탕해지고 목소리가 커지는게 있습니다.

사람이 거칠어진다고 할까요?

낮부터 퍼마시고 동네 들어와서 소리지르고 노래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는 얘길 와이프에게 들었습니다.

산방식당으로 오라그래서 와이프가 데리러왔는데 또 2차를 가자고해서 맥주를 마시고 동네에 와서 또 편의점 앞 좌판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시다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다음날 못일어나고 저녁에 되어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그 다음부터 낮술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4년차까지의 민방위는 친구와 함께 받았고 지금도 참 재밌는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피해를 끼친 수많은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정말 죄송했습니다.

4. 5년차부터는 꿀

5년차가 되면 1년에 딱 1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됩니다.

그것도 말이 한시간이지 그냥 모이라는 장소에 가서 체크만 하고 바로 돌아오는게 끝입니다.

이 동네로 이사와서 처음 5년차가 되었는데 여기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는 관리실이 모이는 장소여서 아침에 내려갔다가 신분증이랑 확인하고 바로 올라왔습니다.

그냥 출석체크로 끝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민방위는 만 40세가 되는 해까지 받는다고 하는데 요즘은 이것도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이 되서 편해졌습니다.

특히나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1~4년차인 분들도 모두 1시간짜리 온라인 교육으로 끝낸다고 하더군요.

교육은 작년에 한번 해봤는데 동영상을 다 보고서 마지막에 나오는 문제를 풀면 됩니다.

일정 점수 이상만 받으면 되는데 중간에 잘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네이버에서 검색하니 답변이 다 나와서 누구나 쉽게 적을 수 있습니다.

다른 창을 띄워도 되고 영상은 끊었다가 다시 재생해도 되니 자유도가 높았습니다.

헌혈을 한 분들은 헌혈증을 지참하면 교육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고보니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헌혈하는 사람들도 줄어들었을 것 같은데 이래저래 힘든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올해의 사이버 민방위 교육날짜는 2020년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30일간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 이전까지는 영상을 다 보고 인증을 하셔야지 안그러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은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저는 pc로 보려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한시적인 사이버 교육이 진행되는거고 2021년에는 1~4년차까진 원래의 4시간 소집교육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시청을 원하는 분들은 네이버에서 스마트민방위라고 검색하시면 cdec.kr라는 사이트가 나옵니다.

교육시간은 대략 1시간 젇도이고 교육이 완료되었다는 이수확인 화면까지 나와야 100% 진행이 되는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남자들의 위무교육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봤는데 전역하고서 이제 훈련이 남은 분들이라면 간단히 읽어보시기 바라겠습니다.